한스타일

겉옷의 실루엣은 속옷으로 결정된다.

정윤맘 2008. 12. 26. 15:19

겉옷의 실루엣은 속옷으로 결정된다. 우리나라 복식과 서양 복식의 차이점은 속옷과도 상관이 있다. 서양의 속옷은 특정한 형태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파팅게일아라고 하는 속옷은 새장 모양이며, 빠니에는 튜브 모양을 하고 있다. 고래 뼈나 철사 등의 재료로 형태를 만들고 옷감 등으로 감싼 것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옷의 실루엣은 속옷의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속옷은 구조물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옷감을 이용하여 부풀림을 주고 싶은 부분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무지기를 보자.
[무지기/조선시대 항아리형치마]
[무지기/조선시대 항아리형치마]
무지기서양의 티어드스커트(tiered skirt 몇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스커트)와 같은 모양인데, 대개 3~7층으로 치마를 만든다. 3층 무지기라고 하면 길이가 서로 다른 3개의 치마를 한 허리로 묶어 만든 옷이다. 이 치마의 특징은 허리는 하나이지만 아래로 내려 갈수록 치마 길이가 길어지며 가장 긴 길이의 치마가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따라서 3층 무지기를 입으면 허리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되고, 아래로 내려 갈수록 몸에 붙는 형태가 된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복식은 바지류의 속옷이 발달해 있어 무지기치마를 입지 않아도 치마를 부풀려 보이게 할 수 있다. 속바지로 입었던 것에는 속속곳, 속바지, 단속곳, 너른바지 등이 있었다. 이들을 여러 겹 겹쳐 입을 경우 허리 아래에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항아리 실루엣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일부 속바지의 경우 바지부리가 좁아지는 형태를 하고 있어서 허리 아래에서 부풀어 오르다가 다리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연출할 수 있었다. 여러 벌의 속바지를 겹쳐 입기에는 더운 여름에는 허리에 창살같이 구멍을 내어 만들었다. 이러한 재단법은 옷을 제작하는데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외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였던 태도에서 나올 수 있었다.
[대슘치마/조선중기치마]
[대슘치마/조선중기치마]
여성의 속옷 중에 대슘치마라고 하는 것은 모시로 만든 것으로, 치맛단에 백비를 댄 것이다. 백비는 창호지를 4cm 정도의 너비로 여러 겹 접고 이를 다시 모시로 싸서 미리 준비한 모시치마 단에 붙인 것이다.

대슘치마를 입을 경우, 겉치마의 치맛단을 넓게 펴지게 하는 효과를 낸다. 대슘치마는 대중적으로 사용된 속옷은 아니며, 왕실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입었다.
대슘치마를 입으면 서양의 여성복에서와 마찬가지로 치마를 넓게 펴주는 효과를 내어 다리를 살짝 구부려도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아 앉아있어도 앉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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