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동서 문물의 교역로인 ‘실크로드’의 중심지에 위치한 타지키스탄은 선사시대부터 동서남북 문화교류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기마유목민족과 오아시스의 농경민족이 공존하며 생활하던 곳이기도 하다.
한편 투르크족의 하나인 카자흐족은 몽골제국 4개의 한국 중의 하나인 킵챠크 한국이 붕괴된 후, 15세기 중기에 아불 하일한이 우즈벡크족을 이끌고 서 투르키스탄왕국을 세우면서 카자흐족을 형성하였다.
이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슬람 건축물이 남아있는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조로아스터 문명과 불교의 영향과 샤머니즘적인 전통을 이어오는 반유목민형태의 문화가 남아있는 국가이다.
투르크메니스탄 또한 기마민족의 유목민과 농경민족이 혼혈된 반유목민의 문화로 정착되어 복식을 비롯한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우즈벡크족과 혼혈이 많아 민족적 유대관계가 깊게 나타나고 비슷한 문화유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기원전 7세기부터 중앙아시아의 문화가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여 청동기 시대 이전까지는 스키타이 문화의 영향 하에 있었으며, 당시의 국가 형성에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복식을 비롯한 생할 문화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국복식의 원류와 기본형인 관모에서 의복과 신발, 대와 장신구에 이른 대부분의 기원을 스키타이계 복식에서 찾을 수 있으며, 고대 중국문화와의 교류 이전의 복식문화는 북방기마민족인 스키타이 복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복식은 카프탄형에 속하며, 페르시아의 듀베, 타지크의 빠란쟈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이들 복식에는 몇 가지의 특징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앞트임이라는 여밈의 방식이다. 앞 중심선에서 일부분 혹은 전체가 트여져 있다. 둘째는 직선재단이다. 깃과 소매가 직선으로 재단되어 팔과 몸판의 일체감을 준다. 셋째는 섶과 무가 달려 있어 아랫단 쪽이 넓어지는 종형을 이룬다. 넷째는 앞에서 띠나 끈, 단추 등으로 여며 입는다. 다섯째는 기후조건에 따라 여려 겹의 옷을 겹쳐 입는다.
우리나라 고대 복식과 장신구에 주요소재로 등장하는 조류 숭배사상이나 대륜식 입식관에 장식된 나뭇가지나 사슴뿔의 장식 등은 스키타이 유목민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머리모양인 단발은 서역의 수발양식으로 유목민에게 편리한 변발이며 이란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대롱소배의 상의와 밑을 댄 바지, 가죽으로 만든 장화의 착용은 중앙아시아의복식과 공통점을 이룬다.
고구려 안악 3호분의 주인공이 입고 있는 대롱통수의 상의는 기원전 3세기 말 흉노족이 입었던 노인우라에서 출토된 복식과 유사하다.
깃과 소매, 도련에 가해진 선 또한 중앙아시아의 이들의 복식과 공통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 가선에 장식된 문양 등이 스키타이 양식의 문양과 동일하게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이는 고대 삼국의 복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고려시대에 그 형태가 사라졌다.
이번 복식문화교류전을 통해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문화의 기원이 스키타이계 북방문화에 있음을 확인하고, 19세기 말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들 국가의 감추어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글로벌시대 국경을 초월한 문화의 원류를 되짚어볼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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